운문 연습

세밑에 한 해를 돌아보며

산과 물 2017. 12. 20. 14:19

세밑에 한 해를 돌아보며 / 산과물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만들어준 사람들

난 언제나 그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한 명 한 명 귀 기울이려 노력했지만

누군가에겐 서운하기도 했을 터이다.

 

서로 얽힌 매듭은 풀려고 노력했지만

누군가에겐 오해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베풀려고 애쓰는 사람들

그들에게 나는 인색했을지도 모른다.

 

같이 생각을 모으고 실천했던 사람들

함께해서 외롭지 않은 시간이었다.

 

운명적 만남은 인연의 시작이었지만

인연을 가꾸는 건 끝없는 노력이었다.

 

어떤 인연은 거리가 멀어졌을 때

미련 없이 끊어져 나가게 마련이지만

 

찰고무줄 같은 인연의 끈이 생기면

멀어질수록 그리움의 引力이 생기나니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건

너와 내가 만드는 서로의 노력이리라.

 

기분 좋아서 미소 짓는 것이 아니라

만남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소망일 터

 

좋아한다는 말은 쑥스러워 못했지만

너를 만나면 왠지 내 모르게 행복했다.

 

네 앞에서 작아지고 부끄러운 것은

너를 만났기 때문에 느끼는 행복이었다.

 

더 베풀고 더 사랑하지 못해 아쉽지만

올해도, 너와 함께여서 더 좋았다.

 

2017.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