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허수아비

산과 물 2017. 9. 18. 16:19

허수아비 / 산과물

 

나이 들어 보니

남루한 옷차림

네 무던함이 부럽다.

 

찢어진 밀짚모자

머리 위에

참새가 앉던지

 

침입자 멧돼지가

주둥이로

곡식을 휘저어도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그들과 함께

어울릴 줄 아는

네가 부럽다.

 

아이들은 커가고

가장의 주도권은

세월 속에

빛바랜지 오래

 

허수아비처럼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2017. 0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