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캥거루 족에게
산과 물
2017. 7. 18. 12:49
캥거루족에게 / 산과물
아름드리 나무도
건실한 씨를 키워서
멀리 보내는 것은
네 어미나무처럼
대지에 뿌리박고
우뚝 솟아오르길
바라기 때문인데
너희들은 다 커서도
어미 유낭 속에서
나오질 못하는 거니?
어리석은 어미가
내보내지 않는 거니?
새끼의 무게에 끌려
헤져가는 주머니
늙어 말라가는 젖줄
함께 썩어가면서
그것도 사랑이라고
자반고등어처럼
어미 뱃속에
소금기로 저려지는
태아처럼
불쌍한 족속들
2017.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