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연습

시멘트 길에서

산과 물 2016. 8. 31. 08:39

시멘트 길에서 / 산과물

 

촉촉한 풀숲에서

부드러운 땅만 파다가

시멘트 길을 걸어봤냐는

개미떼에게 속아

 

땅 속을 기어 나와

마른 먼지 뒤집어쓰고

바동거리는 지렁이에게

개미들은 말한다.

 

게으른 농사군은

농사나 지어야지

시멘트 길에 나오면

죽으려고 환장한 게지

 

마냥 흐릴 것 같은

회색의 도시에서는

검은 개미떼들의

추도 행렬이 길어진다.

 

201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