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연습
제자 도둑
산과 물
2016. 7. 11. 13:54
제자 도둑 / 산과물
해마다 2월 업무분장 때만 되면
“담임도 싫소.” “부장도 싫소.” 하며
힘든 업무로부터 해방을 누리는 교사 중에
특정 학생에겐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학급마다 공부 잘하는 학생만
담임선생님들 몰래 선발해서
서점에서 보낸 홍보용 참고서도 주고
간식까지 사주고 지극한 상담까지 곁들여서
자신만이 최고의 교사인 것처럼
학생들을 현혹하는 사람이 있다.
비열한 사랑의 덫에 걸린 학생들은
그 선생님의 실체를 모르고
그 선생님만이 자신들의 참스승이라고
졸업 후에도 찾는 학생들도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
라는 속담처럼
이런 비양심적인 사람을 일컬어
학교에서는 그를 ‘제자도둑’이라고 한다.
201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