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표

[스크랩] 어느 어머니의 일기

산과 물 2010. 7. 8. 11:09

 

어느 어머니의 일기 



이 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안타까운 모습인 것 같습니다.


    신판 고려장인 요양원에

    버려진 어느 어머니의 일기입니다.



     


      미안하구나,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

출처 : 오늘도 재미있게~
글쓴이 : slzh 원글보기
메모 : 가슴 뭉클한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