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二十樹下(이십수하)

산과 물 2009. 6. 15. 15:52

 

스무나무 아래

 

스무나무 아래 서른 나그네가

마흔 집안에서 쉰 밥을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일흔 일이 있으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서른 밥을 먹으리라.

 

二十樹下 이십수하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이십수하삼십객 사십가중오십식

人間豈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인간개유칠십사 불여귀가삼십식

 

* 二十樹 : 스무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이름

三十客 : 三十은 '서른'이니 '서러운'의 뜻. 서러운 나그네.

四十家 : 四十은 '마흔'이니 '망할'의 뜻. 망할 놈의 집.

五十食 : 五十은 '쉰'이니 '쉰(상한)'의 뜻. 쉰 밥.

七十事 : 七十은 '일흔'이니 '이런'의 뜻. 이런 일.

三十食 : 三十은 '서른'이니 '선(未熟)'의 뜻. 설익은 밥.

 

* 함경도 지방의 어느 부잣집에서 냉대를 받고 나그네의 설움을 한문 수자 새김을 이용하여 표현한 시이다.

스무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가

망할 놈의 집안에서 쉰 밥을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으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선 밥을 먹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