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안 인사
안녕하세요.
산과물 가을 문안 인사 올립니다.
출근하면서 도로변 방음벽과 어울린 담쟁이를 봅니다.
삭막한 벽에
봄에는 줄기 앙상한 여린 색의 미소가 아름답더니
여름엔 하늘보다 파아란 녹음의 꿈이 풍성하네요.
가을엔 담징의 벽화보다 아름답게 수놓은 고운 담쟁이
겨울이 되니 봄 여름 가을 모아둔 미련 모두 거두어
하얀 소복처럼 곱게 설화로 피어오릅니다.
담쟁이가 되어 잠시 상념에 젖어 봅니다.
구월도 잠시 쉼도 없이
쪽빛 가을 하늘 흐르는 구름
만추의 서정도 잠시
영전의 기쁨처럼 무상한 시간
평지에서 산을 보고
무한도전처럼 오르려 하지만
태산에 오르고 보면
옛 성현처럼 천하가 작을까?
소박한 담쟁이 넝쿨
담장을 벗 삼아 살아간다면
줄기 서로 버팀으로
장애를 벗삼아 오른다면
저물어 향기로운 가을
노을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겠죠.
정말 자연은 무한한 깨달음의 에너지인가 봅니다.
세월이 유전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五行처럼
木→火→土→金→水
더불어 상생하고
때로는 상극하며
더욱 견고한 吾行이 되겠죠.
보내주신 화분과 축전 격려의 채찍으로 삼아
부족한 마음 더욱 정진하여
난 잎처럼 곧고 강직하게 키워
난 꽃처럼 素心한 청렴결백한 선비의 마음 본받아
난 향처럼 드러나지 않는 은은함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언제나 겸양의 덕을 근본으로 하겠습니다.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집안의 대소사에 불러주시면
영광으로 알고 감사한 마음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한가위 가족과 함께 더욱 풍요롭게 보내시고
건강과 행복이 담쟁이처럼 어우러진
아름다운 결실의 가정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2008년 9월 12일
가을처럼 곱고 맑은 산과물 Dream.